
“면접에서 가장 좋은 순간은 질문이 자연스럽게 다음 질문으로 이어질 때예요.
그렇게 대화가 흘러가다 보면 그 사람의 사고방식과 일하는 방식이 자연스럽게 드러나거든요.”
리니지사업실 이성욱 님은 약 6년간 면접관으로 참여하며 마케팅과 콘텐츠 사업 직무의 다양한 지원자들을 만나왔습니다.
수많은 지원자들과의 면접에서 성욱 님은 포트폴리오 구성 방식부터 직무 경험에서 쌓은 노하우 그리고 면접 자리에서 드러나는 태도까지 여러 요소를 함께 살펴본다고 말합니다.
“결국 같이 게임을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을 보게 된다”는 답변처럼 실제 채용 과정에서 면접관은 어떤 점을 눈여겨보는지 꼼꼼히 들어보았습니다.

Q. 지난해 면접을 많이 보셨다고 들었어요. 몇 회 정도 면접에 참여하셨나요?
제 기억으로는 20번 이상 참여하며 지원자들과 만난 듯합니다. 저는 2020년부터 면접관으로 참여해왔는데요.
작년에는 리니지 프로젝트에서 채용이 많이 열려서 보다 집중적으로 참여를 했습니다.
특히 PC 리니지 IP 모두 채용이 진행되며 사업실 업무량이 증가하여 충원이 필요한 상황이었기에, 최대한 시간을 쪼개서 면접을 많이 봤습니다.
볼 수 있을 때 많이 보자는 마음으로 인재를 찾아보려고 했어요.(웃음)
Q. 거의 6년에 가까운 기간 동안 면접관을 해오신 셈인데요. 이전과 비교해 면접 분위기에도 변화가 느껴지시나요?
이전에는 면접이라는 자리 자체가 수직적인 분위기였습니다.
지원자 역시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고, 전반적으로 조심스럽게 답하곤 했죠. 최근에는 그런 분위기가 조금은 완화된 것 같습니다.
물론 여전히 긴장되는 자리지만, 본인의 생각을 편하게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아졌죠. 면접이 대화에 가까워졌다는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Q. ‘좋은 면접’의 모습은 어떤 모습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저 역시 대화가 이어지는 면접을 좋아합니다.
질문을 하나 드렸을 때 거기에 대한 답변이 나오고, 그 답변을 들으면서 자연스럽게 추가 질문이 이어지는 상황이요.
단순히 질문 하나, 답변 하나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주제를 두고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는 형태가 되면 지원자의 생각을 훨씬 더 입체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경험에 대해 질문했을 때 그 경험 속에서 어떤 판단을 했는지,
그 판단의 기준이 무엇이었는지 같은 것들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면 그 사람의 사고방식이나 일하는 스타일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거든요.
Q. 신입과 경력직, 직무 등에 따라 면접에서 중요하게 보는 부분도 다를 것 같습니다. 우선 경력직 면접에서는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보시나요?
어느 정도 기본기가 갖춰진 사람을 찾기 위해서 경력직을 채용한다고 생각해요.
연차가 쌓일수록 업계에서 쌓은 경험이나 스킬들이 자연스럽게 축적되기 마련이거든요.
그래서 저는 그런 노하우가 실제로 있는지, 또 지난 경험을 어떤 방식으로 설명하는지를 집중해서 보려고 합니다.
사실 엑셀이나 워드처럼 기본적인 업무 툴은 입사 후에 배워도 되는데요.
업계에서 일을 하면서 쌓이는 노하우나 상황을 판단하는 방식, 협업을 할 때의 커뮤니케이션 방식 같은 것들은 쉽게 터득할 수 있는 영역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렇기에 결국 그 사람이 지금까지 어떤 경험을 하고 무엇을 체화했는가를 보게 됩니다.
Q. 콘텐츠, 마케팅 사업 직무 면접에 모두 참여하신다고 들었어요. 세부 직무에 따라 중요하게 보는 포인트가 다를까요?
기본적으로 보는 기준은 크게 다르지 않아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나 직무 경험 같은 역량은 공통적으로 중요하니까요.
다만 세부적으로 보면 조금 차이가 있습니다.
콘텐츠 직무의 경우에는 서비스 안에서 운영되는 콘텐츠를 다루기 때문에 조금 더 꼼꼼함이나 디테일을 보는 편이죠.
작은 부분에서도 오류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섬세한 태도가 중요하다고 여겨요.
반면 마케팅 직무는 외부와 연결되는 일이 많다 보니까 감각이나 센스 같은 부분을 좀 더 눈여겨봅니다.
트렌드를 읽는 능력이나 커뮤니케이션 능력 같은 것들이 중요한 요소가 되고요.
Q. 실제로 리니지 팬이나 게임을 경험하고 면접 자리에 오는 지원자도 많나요?
아쉽게도 생각보다 많지는 않아요.(웃음) 개인적으로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에요.
지원하는 회사의 서비스를 직접 경험해보고 오는 것만으로도 그 사람의 관심이나 태도를 어느 정도 드러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꼭 깊게 파고들 필요까지는 없지만 최소한 어떤 게임인지, 어떤 서비스인지 정도는 알고 오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여담이지만 저는 어릴 적부터 리니지를 정말 좋아해서 이 게임을 위해 입사했거든요.(웃음)
또 리니지 이외에도 게임을 좋아해서 지금도 퇴근 후 다양한 게임을 즐기고요.
리니지에 지원한다고 리니지를 꼭 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우리의 상품이 게임이다 보니 게임을 즐기는 것을 넘어 일의 관점과 철학까지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게임 업계 재직 경험이 없어도 엔씨로의 이직을 희망할 경우도 있을 듯해요.
그럼요. 저는 꼭 게임 업계 출신이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물론 게임 업계 경험이 있어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경우, 도움이 되는 건 사실입니다.
그러나 다른 업계에서 일을 했더라도 본인이 어떤 경험을 했고 그 경험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잘 설명할 수 있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이전에 F&B 분야에서 마케팅 경력을 가진 지원자가 있었는데요.
게임 업계는 마케팅을 진행하며 유저의 즉각적인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데,
F&B 마케팅은 대중이 대상이어서 반응을 바로 보기가 쉽지 않았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점에 매력을 느껴 지원을 하셨고요.
게임 마케팅을 해보고 싶다는 포부를 굉장히 잘 보여주셨고 지금은 저희와 함께 일하고 있어요.
기본적으로 마케팅 직무에 필요한 인재상은 그런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에너지, 그리고 내가 가진 스킬로 게임 마케팅의 구조를 바꿔보겠다는 태도 같은 거요.
기존 커리어에 제한을 두지 않고 지원하셔도 좋을 듯해요.
Q. 면접을 앞두고 지원자의 포트폴리오도 많이 보시게 될 것 같아요.
포트폴리오는 지원자가 지금까지 어떤 일을 해왔는지를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자료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포트폴리오를 보면 참여 프로젝트에서 실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어떤 고민을 했는지, 또 어떤 방식으로 일을 정리하는지를 어느 정도 알 수 있습니다.
간혹 포트폴리오를 실제 담당했던 직무보다 화려하게 채우는 분들도 있는데요.
저는 작은 프로젝트일지라도 지원자가 실제 어떤 일을 했는지가 잘 드러나는 포트폴리오를 더 좋게 생각합니다.
결과만 보여주는 것보다 그 과정에서 어떤 고민을 했는지, 어떤 판단을 했는지가 드러나는 포트폴리오가 더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Q. 면접을 오래 진행하시면서 지원자를 파악하는 나름의 노하우도 생겼을 것 같아요.
결국엔 사람을 보게 되는 것 같아요. 그 중에서도 특히 중요하게 보는 건 자신을 과하게 포장하지는 않는가예요.
면접이라는 자리에서는 누구나 본인을 조금 더 좋게 보이려고 하기 마련이잖아요.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그 과정에서 사실과 너무 다른 이야기를 하거나 성과를 부풀리는 거짓말을 하는 경우가 있거든요.
그런 부분은 일을 하면서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유심히 보려고 하죠.
Q. 면접에서 확인하기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죠.
맞아요. 그래서 앞에서 했던 질문을 뒤에서 다시 물어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비슷한 질문을 다른 방식으로 던져보는 거죠.
그러면 앞에서 했던 답변과 뒤에서 하는 이야기가 달라지는 경우도 있어요.
예를 들어 “특정 게임 BM(Business Model)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라고 물어보면 대부분 긍정적인 답변이 돌아옵니다.
게임 서비스에서 BM이 중요한 요소라는 걸 다들 알고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후에 “좋은 BM은 어떤 형태라고 생각하시나요?”라고 물어보면 조금 다른 답변이 나오기도 합니다.
앞에서는 현재 BM을 긍정적으로 이야기했는데 뒤에서는 BM에 대해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는 경우도 있고요.
이런 질문을 통해 지원자가 실제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를 좀 더 입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요.
Q. 면접을 진행하다 보면 대화에 능숙한 지원자, 그렇지 않은 지원자도 마주하실 듯해요.
그럼요. 스피치 능력이 좋으면 일목요연하게 자기 생각을 전달함으로써 설득력이 생겨 좋은 인상을 주죠.
그런데 말을 잘하는 것과 실제로 일을 잘하는 것은 조금 다른 부분이라고 여깁니다.
실제 업무에서는 이 밖에도 다양한 역량이 필요하니까요.
대화에 능숙한 것보다는 전달력을 중요하게 보는데요,
인상 깊었던 지원자 분은 어려운 질문을 하면 “잠시 1분만 시간을 주세요.”라고 말씀하신 후 본인의 생각을 딱 정리해서 전달한 분이었어요.
저한테는 본인의 생각을 잘 전달하는 게 긍정적으로 보였어요.
하지만 면접만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해요.
이러한 간극을 메우기 위해 필요에 따라 지원자 동의를 받고 2차 면접 단계에서 간단한 과제를 요청하기도 합니다.
실제 업무와 비슷한 형태의 과제를 통해 이 사람이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지, 또 어떤 생각을 가지고 접근하는지를 볼 수 있어요.
그런 과정을 통해 말로 들었을 때와 실제 일로 처리할 때의 방식 차이를 확인하죠.
Q. 마지막으로 면접관으로서 지원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면접은 지원자 입장에서는 누구나 긴장될 수밖에 없는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너무 긴장하지 마시고, 본인이 경험해온 일과 생각을 솔직하게 이야기해주시면 좋겠어요.
면접관 입장에서도 결국은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이니까요.
지원자가 어떤 경험을 해왔고 어떤 가치관과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성장하며 일하고 싶은지를 들으며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때로는 정답을 맞히는 것보다 하나의 질문에 대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어떤 기준과 신념을 가지고 판단하는지를 논리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정답을 찾아 대답하려 하기보다, 본인의 경험과 생각을 편안하게 들려준다는 마음으로 임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런 진솔한 이야기들이 결국 지원자 본연의 모습을 가장 잘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면접 역시 지원자 한 사람을 알아가는 과정입니다.
완벽한 답을 찾기보다 자신이 어떤 경험을 했고 무엇을 고민해왔는지 차분히 풀어내길 바랍니다.
이번 이성욱 님과의 이야기에서 알 수 있듯, 결국 면접은 정답을 맞히는 시험이 아니라 앞으로 함께 일할 사람을 알아가는 시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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