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과 사람들/콘텐츠

[채용 인사이드] 신입지원자를 위한 설득 가능한 포트폴리오를 작성하는 법

 

포트폴리오는 기획 역량의 종착지가 아니라,

사고를 다듬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게임 기획 직무를 준비하는 분들에게 포트폴리오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에 가깝습니다. 그러나 신입 지원자는 ‘무엇을, 어떤 기준으로, 어디까지 담아야 하는지’에서 막히기도 하고 긴 준비 과정 속에서 시행착오를 반복하죠. 실무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기획 의도를 문서로 설득력 있게 드러내는 일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AION  경제디자인팀 성민아님은 포트폴리오를 “기획 역량의 결과물이 아니라 사고 과정의 증명”이라고 바라봅니다. 신입공채로 지원하여 여러 팀의 러브콜을 받을 만큼 높은 완성도를 지녔던 성민아님의 포트폴리오 경험을 토대로, 포트폴리오를 처음 준비하는 지원자들에게 작성 방향의 도움을 주고자 자리를 마련해 보았습니다. 기획자의 관점에서 포트폴리오를 구성 방법, 실전 팁까지 실질적인 인사이트를 지금 공개합니다.

 

 

 

Q. 안녕하세요! 현재 어떤 업무를 맡고 계신가요?

저는 AION 경제디자인팀에서 콘텐츠 보상 기획과 아이템 가치 설계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게임 내 경제가 유저 경험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관찰하고, 적절한 가치와 보상이 유지되도록 구조를 설계하는 일입니다.

 

지원 당시에는 ‘어떤 조직의 기획자’가 될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기획자 직무로 지원을 했는데요, 제 포트폴리오와 경력을 보시고 저희 팀장님께서 경제 파트에서 강점을 보일 수 있을 것 같다며 제안을 주셨고, 2년째 즐겁게 근무하고 있습니다.

 

 

Q. 여러 팀에서 합격 제안을 받을 만큼 포트폴리오를 잘 작성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준비 과정에서 가장 먼저 고려하신 기준은 무엇이었나요?

읽는 사람의 시간을 아끼는 구성’을 1순위로 두었던 것 같아요. 평가자는 핵심을 가장 빠르게 이해해야 하기 때문에 모든 프로젝트의 요약을 맨 앞에 배치하고, 논리의 흐름을 따라 내용을 아래로 흐르도록 구성했죠. 말하고 싶은 것을 모두 담는 것보다, 말해야 할 것만 남기는 편을 선택했고요.

 

 

Q. 특정 게임을 선정해 간결하지만 깊이 있게 분석했다고 들었는데요, 어떤 게임을 선택하셨고 어떤 문제의식을 담아내려 하셨나요?

결국 기획자는 모두를 설득을 해야 하는 직업이기에, 제가 오래 플레이해 깊이 알고 있는 게임들을 선택했어요. 당시 포트폴리오에는 타사의 대표 MMORPG와 중국에서 개발한 RPG 게임을 분석했는데요. 흔히 지나칠법한 수집형 콘텐츠의 보상 구조를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대안 구조를 제시하는 방식으로 구성했습니다. 유저 경험의 맥락을 세밀하게 이해한 뒤 문제를 정의하고 제안으로 연결하는 과정을 보여주려 했어요.

 

 

Q. 당시 신입 지원자로서 실무 경험이 없었기에 기획적 관점을 정리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을까요? 지금 다시 작성한다면 보완하고 싶은 부분은요? 

어려웠어요.(웃음)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시스템 구조에 대한 현실적인 이해였어요. 그래서 오픈 커뮤니티, 현업자, 온라인 스터디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직접 조언을 구했습니다. 실무 지식이 부족한 상태에서 아는 척하기보다는, 모르는 것을 빠르게 인정하고 채우는 편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했어요.

 

당시 포트폴리오에는 UI나 시스템 영역까지 넓게 다뤘는데요되돌아보니 여러 영역을 다룬 것이 오히려 흐름을 분산시켰다고 생각해요제 전문 영역이 뚜렷해진 지금경제·보상 기획 파트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보다 명확하게 정리할 것 같아요핵심 주제는 더 깊게주변 요소는 간결하게 정리하고요

 

그리고 실무를 하면서 '기획의 의도'와 함께 공수 대비 효율을 함께 고려하고 있는데요. 실행 난이도나 팀 리소스, 실제 유저 반응을 감안하는 것이 실무의 영역이기 때문이죠. 이런 관점도 제안서 단계부터 반영할 듯싶습니다. 주제는 좁고 명확할수록 좋고, 제안은 구체적일수록 현실에 가까워진다는 것을 배우게 되었죠.   

 

 

Q. 다른 지원자들의 포트폴리오와 차별점이 있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많은 포트폴리오가 ‘어떻게’에 집중되어 있지만, 저는 ‘왜’를 우선시했어요. 실무는 배우면 성장할 수 있지만, 의도를 설계하는 능력은 기획자의 사고 체계와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프로젝트마다 기획 의도를 가장 먼저, 가장 명확하게 제시했습니다.

 

이후 면접에서도 이러한 태도가 큰 도움이 되었는데요. 면접 질문의 대부분이 “왜 이렇게 썼나요?”, “이게 꼭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로 이어졌기 때문이에요. 포트폴리오의 논리를 제가 완전히 이해하고 있어야만 답할 수 있는 부분인데요, 포트폴리오와 면접이 하나의 이야기여야 한다는 점을 그때 명확히 깨달았죠.

 

 

Q. 포트폴리오를 준비하는 후보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요?

스스로에게 계속 질문했으면 합니다. '왜 이 기획이어야 하는가?', '나는 어떤 기획자가 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문서가 설득력을 갖는다고 봐요. 포트폴리오는 기획 역량의 종착지가 아니라, 사고를 다듬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포트폴리오에는 정해진 답안이 없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중요한 것은 효율적이고 논리적인 흐름 속에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일입니다.

 

지금 포트폴리오를 준비 중인 많은 분들도 스스로의 언어로 기획 의도를 설명하고, 그 안에서 자신만의 강점을 선명하게 드러내길 바랍니다. 이번 인터뷰가 그 여정에 작은 시작점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