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업관리실의 정연암님은 숫자를 다루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그가 바라보는 숫자는 단순한 결과나 통계가 아니라, 지금 이 프로젝트가 어떤 상태에 놓여 있는지, 다음 선택은 무엇이어야 하는지를 짚어주는 단서죠. 여러 수치를 마주하며 그는 그 근거와 흐름이 어떤 의사결정으로 이어져야 하는지를 차분히 고민합니다. 게임 산업은 예외가 일상인 환경이기 때문에, 정답을 찾기보다 가정과 기준을 세워 판단을 돕는 역할이 더욱 중요해집니다.
정연암님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사업관리는 관리나 통제가 아니라 조직이 같은 언어로 상황을 이해하고 보다 현명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 조력자의 역할에 가깝다는 인상을 받게 됩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엔씨에서 숫자와 실행 사이를 연결하는 기준은 무엇인지, 그리고 게임 사업의 맥락 속에서 사업관리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살펴보았습니다.
" 숫자 뒤의 의미를 읽어내는 서포터 "

Q. 안녕하세요 연암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사업관리실에서 사업·성과관리 업무를 맡고 있는 정연암입니다. 제가 맡고 있는 사업관리는 조직이 더 빠르고 정확하게 의사결정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고 보는데요. 실행은 개발 조직과 사업 조직이 담당하고, 사업관리실은 숫자를 기반으로 판단의 기준을 정리해 양쪽이 같은 전제 위에서 의사결정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매출, 비용, 손익, 리스크 같은 숫자를 다루지만, 단순히 수치를 정리해 보고하는 데서 역할이 끝난다고 보지는 않아요. 숫자가 말해주는 문제를 구조화하고, 선택지를 만들고 실제 실행으로 이어지도록 돕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Q. 본래 건설 분야 사업관리에서 커리어를 시작하셨다고요. 산업을 전환해 엔씨로 이직하신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이전에도 숫자를 다루는 일을 해왔지만, 점점 ‘이 숫자가 실제로 어떤 선택으로 이어지는가’에 대한 고민이 커졌습니다. 기존 산업에서는 프로세스와 체계가 잘 갖춰져 있었던 만큼, 주어진 틀 안에서 숫자를 관리하고 보고하는 역할에 가까웠습니다. 또한 시간이 지날수록 ‘이 숫자를 통해 더 나은 판단을 만들어볼 수는 없을까’라는 갈증이 생겼습니다.
엔씨는 단일 사업이 아니라 여러 IP와 라이브 서비스, 신작 파이프라인이 동시에 돌아가는 구조를 갖고 있고, 그만큼 사업관리의 역할이 단순 관리에 머무르지 않고 의사결정에 직접 연결된다고 느꼈어요. 숫자를 정리하는 역할에 머무르기보다는 사업과 개발, 마케팅 조직이 같은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돕는 구조 안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산업을 전환하는데 영향을 줬습니다. 물론 평소 게임을 좋아하는 것도 큰 이유였는데요. 무엇보다 ‘해보고 싶으면 해볼 수 있는 조직’이라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실제로 지금도 그 선택에 만족하고 있어요.
Q. 사업관리 직무에서 담당하는 주요 업무 범위를 설명해 주신다면요?
회사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제가 맡고 있는 역할을 기준으로 보면 크게 성과관리, 예산·비용 관리, 사업 분석, 의사결정 지원, 프로세스 개선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성과관리는 매출과 손익 실적을 확인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를 설명하고 다음 단계에서 어떤 액션이 필요한지를 연결하는 데 초점을 둡니다.
예산·비용 관리는 단순한 비용 통제라기보다는, 사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한정된 자원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를 함께 설계하는 과정이라고 보고 있죠. IP·제품·서비스 단위로 수익 구조를 분석하고 시장과 경쟁 환경을 비교해 인사이트를 제공하며, 다양한 시나리오를 정량적으로 검토해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판단할 수 있도록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역할도 하고요.
여러 조직이 팀의 논리로 판단하는 사안을 손익과 KPI 등 다양한 기준으로 정리해, 서로 다른 관점, 반복된 업무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돕는 역할도 포함됩니다. 여기에 반복되는 리포팅과 분석이 개인 역량에만 의존하지 않도록, 대시보드 구축이나 자동화, 데이터 구조 정비를 통해 ‘일하는 방식’ 자체를 고도화하는 것도 중요한 업무 중 하나입니다.
Q. 앞서 말씀하신 것처럼 회사마다 사업관리 직무의 역할이 다른데요. 엔씨의 경우, 어떤 차별점이 있을까요?
게임 사업은 결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 중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엔씨 역시 사업과 개발 조직이 본연의 업무에 집중해 더 좋은 성과를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사업관리실은 그 외적인 영역에서 숫자와 구조를 정리하고 소통을 담당하는 역할을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사업과 개발의 파트너십에서 출발했지만, 최근에는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판단의 기준과 시나리오를 제시하는 등 컨설턴트에 가까운 역할까지 확장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또 하나의 특징은 ‘분석을 체계화한다’는 점입니다. 반복되는 리포팅이나 실적 관리가 단순 반복 작업으로 흐르면 휴먼 에러나 비효율이 생기기 쉽기 때문에, 자동화나 AI를 활용해 운영 모델을 고도화하고 조직이 보다 본질적인 논의에 시간을 쓸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서로 다른 의미의 숫자를 하나의 관점으로 만드는 일 "

Q. 그만큼 다양한 팀, 직무와 협업을 진행할 듯 싶어요.
게임 사업은 조직이 ‘제품 하나’만 보는 것이 아니라, 라이브 서비스 운영과 신작 파이프라인을 동시에 봐야 한다는 특징이 있어요. 단기 KPI와 중장기 전략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고, 대부분의 의사결정은 트레이드오프를 동반하죠. 이럴 때 사업관리의 역할은 서로 다른 관점이 같은 테이블 위에서 논의될 수 있도록 돕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KPI, 손익, 리스크 같은 공통 언어를 만들고, 선택지 비교가 가능한 자료와 모델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행 단계에서는 데이터를 통해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어떤 기준에서 방향을 조정할지 같은 운영 룰도 함께 설계합니다.
Q. 연암님의 하루 루틴은 어떻게 흘러가나요?
사업관리의 루틴은 정형화된 흐름과 변수 대응이 항상 함께 갑니다. 일간, 주간 단위로는 주요 IP 지표, 예를 들면 매출이나 비용 등을 먼저 확인합니다. 단순 집계를 넘어 이 숫자가 지금 어떤 상황을 말해주고 있는지를 해석하는 과정이죠. 이슈가 발생하면 바로 관련 조직과 확인하고, 어떤 대응 레버가 있는지를 정리합니다. 월간으로는 마감 기준 실적 리뷰와 변동 요인 분석이 있고, 이를 바탕으로 다음 달이나 분기 단위의 포캐스트를 업데이트합니다. 분기 단위로는 예산과 집행 현황을 점검하고 분석 자료를 기반으로 리포팅을 진행합니다. 연간으로는 다음 연도 목표와 예산 수립, KPI 및 평가 기준 정비, 그리고 리포팅과 프로세스 개선을 위한 로드맵을 설계합니다. 여기에 계약 조건 검토나 손익 시뮬레이션, 업무 개선점 도출처럼 불규칙적으로 발생하는 이슈 대응 업무도 함께 진행합니다.
Q. 엔씨 내 다양한 조직의 지표, 흐름을 확인하는 만큼 많은 업무들과 마주하고 계신데요. 그 과정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이나 기준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사업 목표를 먼저 이해하는 것입니다. 숫자는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기 때문에, 사업이 무엇을 달성하려는지를 이해하지 못하면 분석은 쉽게 방향을 잃거든요. 둘째는 공통 언어를 만드는 것입니다. 같은 ‘매출’이라는 단어라도 정의가 다르면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KPI 정의와 기준에 대한 합의는 협업의 출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끝으로는 분석을 실행까지 연결하는 것인데요. 결과를 공유하는 데서 끝나는 분석이 아니라, 의사결정 포인트와 대안, 리스크, 다음 액션까지 함께 제시하려고 합니다. 결국 사업관리의 역할은 맞고 틀림이 아니라 불확실한 상황 속 균형을 잡아 더 나은 선택을 돕는 거라 생각해요.
Q. 업무를 하며 가장 보람을 느꼈던 순간이 있다면요?
사업관리 조직은 직접적으로 성과를 만들어내는 조직이라기보다는 지원 성격이 강하다 보니, 구체적인 성과를 기반으로 답변을 드리긴 어려울 것 같아요.(웃음) 그럼에도 데이터에 기반한 분석을 바탕으로 기존과는 다른 방향의 의사결정이 이어지고, 그 선택이 실제 실행과 성과로 연결될 때 가장 보람을 느낍니다.
" 사업관리 업무의 Fit "

Q. 사업관리 직무에서 필수적이라고 생각하시는 역량은 무엇인가요?
첫째는 구조화 능력이에요. 복잡한 문제를 쪼개 핵심 변수와 가정을 정리하고, 선택지를 비교할 수 있도록 만드는 능력이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두번째는 커뮤니케이션 역량입니다. 재무적 언어를 현업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풀어 설명하고, 공통의 기준을 만들어 함께 결정하도록 이끄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마지막은 실행 설계와 체계화 역량인데요. 좋은 분석도 반복 사용되지 않으면 영향력이 크지 않기 때문에, 대시보드 구축이나 자동화, 프로세스 표준화처럼 일하는 방식으로 정착시키는 힘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Q. 그렇다면 함께 일했을 때 시너지가 난다고 느끼는 동료의 유형은 어떤가요?
문제의 책임을 따지기보다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를 먼저 고민하고, 데이터를 중심으로 이야기하되 현업의 맥락과 제약을 함께 이해하려는 동료와 시너지가 큽니다. 사업관리는 조율이 많은 직무인 만큼, 논쟁에서 이기는 것보다 해결을 향해 함께 움직일 수 있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봐요.
Q. 어떤 성향의 구성원이나 지원자가 엔씨 사업관리 직무와 잘 맞는다고 보시나요?
불확실성을 전제로 사고할 수 있는 분이 잘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게임 사업은 예외가 일상인 환경이기 때문에, 정답을 찾기보다 가정과 기준을 세워 의사결정을 돕는 역할에 익숙한 분이 필요합니다. 또 조율을 회피하지 않고, 분석을 통해 실제 행동이 바뀌도록 만드는 책임감을 가진 분이라면 잘 맞을 것이라고 봅니다. 또한 실제로 게임 플레이를 즐기는 것도 중요합니다. 유저의 반응이나 흐름을 직접 이해해 보는 경험을 통해 이 업데이트가 매출을 얼마나 가져올 수 있을지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으니까요. 숫자만 보면 판단하기 어려운 케이스들이 종종 있는데요. 유저들이 치는 채팅이나 거래소 흐름, 아이템 반응 같은 건 직접 마주하며 체감되는 부분이 큰 도움이 됩니다.
Q. 끝으로 사업관리 직무를 준비하거나 관심 있는 분들께 전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요?
사업관리는 관리자가 아닌 사업의 조력자, 파트너예요. 숫자를 통해 조직이 더 빠른 결정을 내리며 실행이 빨라지고 결과가 좋아지는 역할을 하죠. 그래서 숫자를 잘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회사의 사업과 같은 방향에서 문제를 풀어본 경험을 꼭 만들어 보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매출과 비용, 이익을 명확히 파악한 손익 구조를 본인의 언어로 설명할 수 있을 만큼 명확히 분석해 보세요.
매출이 어디서 나오고, 비용이 어떻게 쓰이고, 그래서 이익이 어떻게 남는지를 언어로 설명할 수 있으면 기반이 탄탄해질 거예요. 또 아주 작은 범위라도 괜찮으니, 한 번쯤은 ‘체계를 바꿔본 경험’을 만들어 보셨으면 합니다. 대시보드나 자동화, KPI 정비처럼 실제로 조직에서 쓰이게 만든 경험은 이 직무에서 큰 경쟁력이 됩니다. 이런 준비를 바탕으로 함께 사업관리의 매력을 경험해 보길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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