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게임을 만들고 운영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사람들의 의사소통과 합의가 필요합니다. 리니지2M 역시 마찬가지죠. 리니지2M Camp 개발 PM팀 천세웅 님은 개발실과 유관 부서를 잇는 문지기이자, 다양한 이해관계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며 프로젝트를 이끄는 중재자이자 조율자입니다.
한국, 일본, 대만 등 다수 권역의 담당자들과 소통하며 게임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실무를 이끌어가죠. 문화와 규제, 유저 성향이 다른 시장을 넘나들며 그는 “긍정과 수용”을 무기로 상황마다 최선의 답을 찾아왔습니다.
PM이라는 직무를 연예인의 매니저에 비유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그는 개발자가 본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보이지 않는 곳에서 끊임없이 서포트하는 역할에 충실하죠.
천세웅 님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게임을 만드는 법뿐 아니라 ‘사람과 일하는 태도’, ‘합의점을 찾는 기술’, 그리고 ‘긍정적인 리더십’까지 배울 수 있습니다.
"개발실의 게이트 키퍼, 프로젝트 매니저"

Q. 반갑습니다 세웅님!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리니지2M에서 라이브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는 개발 PM 천세웅입니다. 개발실과 유관 부서를 연결하고, 서비스가 안정적으로 운영되도록 조율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Q. PM 직무를 정의한다면 어떤 존재일까요?
게임에 빗대어 설명해보자면 상황에 따라 탱커가 되기도 하고, 힐러가 되기도 합니다. 때로는 제일 앞에서 개발실과 유관 부서 사이의 문제를 막아주고, 때로는 케어하며 조율하는 역할이죠. 누군가의 일을 대신 해결하는 사람이 아니라, 흐름·조직·의사결정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합니다.
연예인의 매니저에도 비유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티스트가 본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외적 지원을 전방위로 해주듯, 개발자들이 게임 개발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사람이 PM입니다.
Q. 하루 일과는 어떻게 흘러가나요?
저 같은 경우에는 글로벌 영역을 담당하다 보니 아침엔 번역 업무를 정리하고, 일정에 맞춰 빌드와 QA를 관리합니다. 버그 리포트를 체크하고 담당자에게 알리기도 하죠. 라이브 서비스다 보니 사이클이 규칙적이고 긴박합니다. 대신 준비한 업데이트가 유저에게 전달되고, 곧바로 반응이 오는 게 가장 큰 보람입니다.
"거듭된 의구심을 딛고 뚝심있는 PM으로 성장하기까지"
Q. 어떻게 PM 직무를 시작하게 되셨나요?
처음부터 PM을 목표로 커리어를 시작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처음엔 게임 운영 아르바이트로 게임 업계에 진입했습니다. 이후 QA(Quality Assurance)를 직무를 맡으며 개발 조직을 조금씩 이해하게 됐습니다. 그 과정에서 제 성향이 정리·중재·조율에 맞는 것을 주위에서 먼저 발견해주었고 PM 직무를 제안받아 이 길을 걷게 됐습니다.
Q. PM 업무를 처음 시작했을때, 기억에 남는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PM이라는 직무 자체가 생소하다 보니 늘 “내가 맞게 하고 있나?” 의문투성이였습니다. PM이라는 직무가 지금처럼 정의돼 있지 않던 시기이자, PM이 저 하나인 작은 규모의 회사에 재직한 터라 멘토도 없어서 혼자 부딪치며 배웠습니다. 그래서 시행착오가 많았습니다. 다만 지금 돌이켜보면, 그 시간이 제 방식과 원칙을 만들었던 시기였습니다.
Q. 작은 규모의 회사에서의 경험은 어떤 도움이 되었나요?
작은 조직에서는 개발·사업·운영·문제 해결까지 ‘모든 걸 직접 뛰는 PM’이었습니다. 해외 서비스도 직접 맡았는데, 되돌아보니 그때 경험이 엔씨소프트에서 글로벌 프로젝트를 맡는데 큰 자산이 됐습니다. 반면 지금은 엔씨소프트의 조직이 체계적인 만큼 PM으로서 조율 능력이 더 중요하다고 느낍니다. 제 역할이나 전문성이 명확해졌어요. 두 경험을 모두 했기 때문에 지금은 빠른 실행력과 체계적 조율이라는 두 장점을 함께 갖출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합니다.
"글로벌 게임 개발 PM으로서의 강점"

Q. 한국·대만·일본 등 다양한 권역을 경험하며 느낀 차이가 있다면요?
리니지2M의 한국·대만·일본 권역을 담당했는데, 가까운 국가라도 문화 차이가 뚜렷합니다. 대만은 소통이 빠르고 적극적이며, 유저 반응도 뜨겁습니다. 반면 일본은 디테일과 사운드, 용어, 심지어 색 체계까지 민감하게 접근하는 편입니다. 보이스 녹음 일정이나 유료 재화 제도 같은 부분에서 큰 차이를 느꼈고요. 국가마다 중요하게 여기는 게임 경험은 다르다는 것을 깊게 체감해요.
Q. 여러 권역을 경험하며 얻은 강점이 있다면요?
업데이트가 먼저 이뤄진 국가의 이슈 등을 통해 “이 문제는 곧 다른 나라에서도 생기겠다”는 걸 미리 예측할 수 있게 됐습니다. 선제적으로 대비할 수 있다는 게 여러 권역을 담당하는 글로벌 PM의 장점입니다.
Q. 여러 팀 사이에서 의견이 충돌할 때는 어떻게 하시나요?
양쪽의 손해가 최소화되는 합의점을 찾으려고 합니다. 한 번 양보하면 다음번에는 상대방이 양보할 수 있도록 신뢰를 쌓는 게 중요합니다. 일례로 국가마다 요구하는 상황, 스케줄이 다른데 한국 위주로 처음 프로젝트를 고수했다면, 이후엔 저희가 양보하며 균형을 맞추는 식입니다.
PM이 갈등을 없앨 수는 없습니다. 대신 갈등이 결정으로 이어지게 만드는 흐름을 관리할 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보통 먼저 상대의 우려를 확인하고 우리가 가진 제약과 이유를 설명하고 손해가 적은 접점을 찾는 방식으로 접근합니다. 감정보다는 정보로 말할 때, 결정은 훨씬 빨라지고 단단해집니다.
Q. 현지화 과정에서 어려움도 있었을 것 같아요.
일본에서 ‘신화’ 위의 ‘유일’ 클래스를 론칭하는 데 있어 ‘유일’이라는 단어가 한국만큼 자주 사용되지 않고, ‘엄청 특별히 세상에 단 하나 밖에 없는’이라는 뜻으로 쓰인다고 하여 난감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일본 단어의 의미와 다르게 또 다른 ‘유일 클래스’가 생길 수도 있었기 때문이죠.
아이템 등급의 색깔 체계를 만들 때도 국가마다 색깔이 내포한 의미가 달라 조율이 필요했죠. 이런 문화적·언어적 장벽을 넘는 게 큰 과제였습니다. 국가마다의 문화·언어 습관을 반영해 새롭게 정의해야 했는데요. 로컬라이징은 번역을 넘어 문화를 해석하는 일이라 느낍니다.
" 긍정적인 바이브로 동료들을 잇는 PM "
Q. PM 직무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은요?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고들 하죠. 상황이 어떻든 감정을 드러내기보다 밝은 태도로 대화하려고 합니다. 특히 PM은 여러 이해관계자와 소통하는 역할이다 보니 긍정적인 태도와 수용, 빠른 상황 판단이 가장 필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합니다.
Q. 본인의 성향 중 PM 업무에 도움이 된 부분은 무엇인가요?
이따금 누군가 어려움을 겪고 있으면 외면하기보다 먼저 도우려 합니다. 내향적인 성격이라 직접적으로 말을 거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웃음) 업무를 하며 그런 부분을 자연스레 극복하게 됐습니다. 이러한 성향 덕분에 조율이나 협업 과정에서 더 적극적으로 움직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Q. 함께 일하고 싶은 동료는 어떤 사람인가요?
긍정적인 사람과 함께 일하고 싶습니다. 회사에서 하루 대부분을 같이 보내다 보니, 부정적인 태도는 팀 분위기를 무겁게 만들 때가 많습니다.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많을수록 조직의 속도가 빨라진다고 믿습니다.
Q. PM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한다면요?
개발자로서 역량이 빼어나다면 개발 직무로 성장하는 게 좋습니다. 자신만의 뾰족한 전문성을 지닐 수 있으니까요.(웃음) 그에 반해 PM은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직무라 생각합니다. 대신 PM 업무를 잘하는 건 개인의 역량에 따라 다르겠죠.
긍정적인 마인드와 빠른 대처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PM은 개발을 대신하는 사람도, 결정을 강요하는 사람도 아닙니다. 프로젝트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흐름을 만들고, 장애물을 치우며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를 좁히는 역할이 PM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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